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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정적 간섭주의와 환자의 자기 결정권의 충돌
1. 온정적 간섭주의와 환자의 자기 결정권의 충돌 특정 종교인이 수혈을 거부하고 있다고 해 보자. 수혈하지 않으면 생명이 위태로 올 것이라는 판단이 섰을 경우, 강제 수혈을 해야 하는가? 평소 불치병에 걸리면 자살할 것이라 말해왔던 환자에게 불치병 진단이 내려졌을 경우, 사실을 알려야 하는가? 부작용이 밝혀지지 않은 새로운 치료법에 환자가 실험대상으로 자원했을 경우, 환자의 의사를 존중해야 하는가? 위의 물음에 대하여 크게 두 가지 반응을 보일 수 있을 것이다. 첫째, 환자가 판단 능력이 있는 성인일 경우라면 선택은 본인 몫이라는 입장을 취할 수 있을 것이다. 한편, 환자 자신에게 해가 될 것이므로, 환자의 자기 결정권에 제한을 가할 수 있다는 입장을 취할 수도 있을 것이다. 전자의 입장은 곧 자율성 ..
2025.03.11 -
선행원칙2
2. 의사가 환자를 위해 적극적으로 의료행위를 해야 하는 상황 가. 선한 사마리아인의 법칙과 선행원칙 성경은 자신의 손해를 무릎 쓰고 강도를 만난 사람을 도운 누가복음 10장의 사마리아인과 같이 될 것을 강조하고 있다. 또한, 우리는 테레사 수녀, 슈바이처 박사, 강재구 소령에 대하여 도덕적 찬사를 아끼지 않는다. 과연 선한 사마리아인의 법칙을 따라야 할 의무가, 즉 타인의 선을 증진시키기 위해 자신을 희생할 의무가 우리에게 있는 것인가? 우리의 의무가 선한 사마리아인의 법칙을 따라야 하는 데까지 미친다고 보는 데는 분명 무리가 따른다. 자신의 목숨을 희생해 가면서까지 철로 위의 아이를 구해야 하는 것이, 연봉의 1 / 10을 소녀 가장에게 건네어주는 것이 혹은 자식을 굶겨 가면서까지 사업에 실패한 ..
2025.03.11 -
선행원칙
1. 선행원칙의 정의 선행(benseficence)이란 일상적으로 친절한 행위, 사려 깊은 행위, 동정적인 행위, 자비로운 행위, 이타주의적 행위 등을 지칭한다. 타인의 고통을 덜어 주기 위하여, 그리고 그들에게 행복을 안겨 주기 위하여 적극적으로 노력하는 행위를 선행이라 부르며, 타인에게 해를 입히지 않기 위하여 타인을 배려하는 행위 역시 선행이라 일컫는다. 이렇듯 타인에게 해를 입히지 말아야 할 소극적인 의무(negative duty)및 타인을 도와주어야 할 적극적인 의무(positive duty)는 선행의무(duty of beneficence)로 집약될 수 있으며, 이는 선행원칙(principle of beneficence)을 따라야 할 의무가 있다는 말로 다시 설명할 수 있다. 선행원칙은 타인에..
2025.03.10 -
나쁜 결과 피하기
나쁜 결과를 피할 수 있는 방법 의료행위와 그 치료과정은 그 결과와 절차의 관계에서 볼 때, 완전절차(perfect procedint)나 순수절차(pure procedure)는 아니며, 불완전절차(imperfect procedure)라고 할 수 있다. 미국의 철학자 롤즈(J. Rawis)가 분류한 것처럼, 완전절차는 올바른 결과에 대한 독립적인 기준이 있고, 이러한 기준을 만족시킬 수 있는 완전히 공정한 절차가 존재하는 경우이다. 예를 들면, 세 사람이 생일 케이크를 똑같이 나눈다고 할 때, 균등분할이라는 독립적인 기준을 만족시키는 공정한 절차는 어떤 한 사람이 케이크를 똑같이 자르고 그 사람이 맨 마지막에 집어가는 경우일 것이다. 이 경우 아무도 불평을 할 이유가 없다. 불완전 절차는 사법재판의 경우..
2025.03.10 -
전통적 구분 마지막 네 번째
죽이는 것과 죽게 방치하는 것 죽이는 것(killing)과 죽게 방치하는 것(letting die) 사이의 전통적인 구분은 남에게 해악을 행함과 해악이 일어나도록 내버려 둠 사이의 구분으로서 악행 금지원칙이 선명하게 적용되는 것으로 널리 간주하여 왔다. 그 구분의 논리적 윤리적 근거는 행위(action)와 무위(inaction / omission)의 구분을 죽임의 물음에 적용시킨다는 것이다. 행위란 적극 무엇을 행함을 의미하고, 무위는 소극적으로 무엇을 행하지 않음을 의미한다. 대체로 행함으로 인한 결과에 대해서는 그 행위자가 책임을 지지만, 무위로 인한 결과에 관해서는 책임을 지지 않는다는 것이 죽이는 것과 죽게 방치하는 것의 전통적 구분에 관련된 신념이다. 이렇게 되면, 적극적인 행위를 통해 죽이..
2025.03.10 -
전통적 구분의 세번째
의도한 결과와 단순히 예견한 결과의료행위에서 자주 발생하는 상황 중의 하나는 계획된 의료행위가 두 가지 효과나 결과, 즉 하나는 좋고 하나는 나쁜 효과를 갖는 경우이다. 전자는 합법적이며 또한 우리가 성취하고자 하는 효과이다. 반면에 후자는 해악이며 우리가 의도하지 않은 효과이나, 전자와 분리할 수 없는 효과이다. 이러한 구분의 근거는 의도한 결과(intending effect)와 단순히 예견한 결과(merely foreseeing effect)는 도덕적으로 차이가 있다는 신념이다. 이러한 신념을 정식화한 것이 자연법 사상과 가톨릭 전통에서 비롯되어 의무론적 윤리체계에서 널리 수용되고 있는 이른바 ' 이중효과원리'(principle of double effect)이다. 이중효과원리는 모든 의료 행위가..
2025.03.10